- 의회 모니터 운영단체 이사도... 시민단체는 눈치만
“시의원은 지방의회의 구성원이자 주민대표로서의 지위를 가지며 시정부를 비판, 감시, 견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수시의회 강재헌 의원이 22일 제22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한 말이다.
강재헌 의원(부의장)은 민선8기 정기명 여수시장직인수위원회 운영과 관련한 ‘인원수와 수당 과다지급’ 논란으로 고소돼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결론났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해 8월 제222회 임시회 본회의 10분 발언을 통해 인수위 인원수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점과 과다한 수당 지급 등을 지적하며, “순천시는 2천만 원, 광양시와 목포시는 3천만 원인데 여수시는 무려 9천만 원의 수당을 위원들이 챙겼다”고 비판했다.
이에 인수위는 입장문을 내고 “‘시민혈세를 빼먹기 위해 매일 나들이하듯이 출근’하며, ‘자기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사람들로 매도해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했다”며 시의회에 징계요구 진정서를 보내고 이후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날 강 의원은 “시민 대의기구인 의원을 고소한 행위는 시정을 견제하는 의회의 고유기능을 무력화시켜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게 하는 것이며, 나아가 시민을 고소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인수위 26명중에서 8명이 고소한 명예훼손이라는 법적인 조치가 선례로 남아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발목을 잡고 나아가 시민을 대표하는 여수시의회 위상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의회의 위상 정립을 강조했다.
 |
||
| ▲ 여수시의회 강재헌 부의장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 ||
특히 “의장을 역임한 7선 의원으로 임기 중 수당을 받으며 인수위원장을 맡아 시민의 혈세 낭비를 지적한 친정에 비수를 꽂는 행위에 분노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더불어 “시의회 모니터 운영단체의 이사가 인수위원인데 의원들을 감시하는 단체의 책임자가 시민의 혈세낭비를 지적했다고 경찰서에 고소하는 행위는 단체의 정체성마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시민단체 및 관련된 오피니언 리더 격인 인수위원이 속한 단체들은 입 닫고 눈치만 보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강재헌 의원은 정기명 시장에게도 “인수위의 임기가 만료됐다고 책임과 의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며 “지난해 첫 시행된 인수위 수당지급 제도에 대한 자체 감사를 시행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여수시와 인구가 비슷한 경상북도 경산시에서는 두 명의 인수위원이 장애인복지시설에 참석수당 전액을 기부했으며, 인수위원장 외 인수위원들은 지역인재 장학금으로 300만 원을 기부했다. /김형규 기자
김형규 기자 105khk@hanmail.net
